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9년 6개월 차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글로벌 가죽 시장 호황으로 베트남·방글라데시 생산기지를 확충하고 있습니다. 자체 모자 브랜드 ‘넥스트캡’ 출시로 성장 날개를 다각화하겠습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디케이앤디의 최민석 대표(1961년생)는 지난달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사업계획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2000년 5월 동광화성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합성피혁과 부직포 등 기능성 소재를 생산·판매한다. 본사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별망로 345에 있다.


친환경 혁신 기술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견인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식물성 가죽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95% 이상의 천연 셀룰로오스를 함유한 식물성 원료를 사용해 선인장·귤껍질을 활용한 비건 가죽으로 가죽의 질감과 내구성을 구현하고 있다. 부직포는 기존 용매 기반 공정을 물로 대체하는 친환경 생산 방식을 적용해 자동차·스포츠 등 다양한 용도에 적합한 고강도·경량 부직포를 만들고 있다. 바이오 가죽도 만드는 데 단백질 배양 기술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게 강점이다. 현재 특허등록 11개, 출원 1개다.

최 대표는 “신발과 의류용 소재를 시작으로 모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원사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한 이후 베트남·방글라데시·중국·미국 등 해외 거점을 통해 글로벌 영토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베트남 2공장이 작년 11월부터 운영돼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있다”며 양적 성장을 예고했다. 신발 부직포와 산업 자재를 주로 생산하는데 1공장 포함 베트남 거점 연간 생산능력은 약 2200만달러(약 317억원) 수준이다.

또 “방글라데시 2공장이 오는 9월 가동되면 자체 모자 브랜드인 넥스트캡 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며 “샘플실에 200명을 배치해 OEM 영업 위주에서 독자 영업 강화로 노선을 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컬럼비아·캘빈클라인 등 유명 브랜드에 공급하는 기술력을 넥스트캡에 집중해 중간 유통 단계는 낮추고 품질은 높여 이익률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어 “아마존엔 입점을 시작했고, 미국 사무소를 통해 월마트와 거래를 뚫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모자를 많이 쓰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판매법인은 작년에 세워 올해부터 매출 발생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방글라데시 1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3500만달러인데 2공장 가동 땐 4500만달러로 커진다. 디케이앤디는 매출의 85%가 수출일 정도로 ‘외화벌이 첨병’이다.


또 “K뷰티 수출이 작년 114억달러를 기록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실적 퀀텀점프를 위해 국내 화장품 회사 인수합병(M&A)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크팩 신소재 개발 및 헤어케어·바디케어에 경쟁력을 가진 회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A 성공 땐 향후 안정적인 현금 창출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일 중요한 건 본업 경쟁력이다. 최 대표는 “센서 기능을 포함한 스마트 소재는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데 국내외 기업과 협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조 가죽, 친환경 섬유 등 환경 규제와 트렌드에 부합하는 소재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IT 기기·로봇·우주항공·럭셔리 패키징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지난해 외형 성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었다면 올해부터는 성장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맞출 것이다”며 “합성피혁·부직포·모자 OEM 사업 모두 생산능력 80%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단계적인 증설이 꽃을 피울 것이다”고 했다. 합성피혁은 태국·방글라데시·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확장하고 대량 생산보다는 니치마켓(틈새시장)을 타깃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에 집중할 방침이다. 신발·의료·가전 등 수요처별로 다양한 촉감·광택·색상·크기를 갖는 합성피혁이 요구되는데 다채로운 포트폴리오로 시장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또 “부직포 사업은 중국 쩐타이와 합작법인을 세워 신규 공장 및 2라인 체제 확장을 검토해 신발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자재 분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쩐타이는 2008년 설립된 중국 부직포 기계 전문 연구개발·제조기업으로 설비와 부직포 생산 사업을 같이 하고 있다. 중국 부직포 1위 기업인데 연간 매출액은 약 26억 위안(약 5000억원) 전후다. 디케이앤디는 쩐타이뿐만 아니라 진허타이 등 추가 조인트벤처를 통한 원사 생산 수직 계열화로 원가 절감도 노린다.

본업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박차로 올해를 하나의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최 대표는 “헤드셋과 태블릿 PC 케이스 등 IT 케이스에선 이미 소재 1위다”며 “모자 부문 사업 역량을 강화해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겠다”고 부연했다.


코스피·코스닥 강세에도 주가가 제자리걸음이라 ‘검은 세력의 유혹’도 있었다고 한다. 최 대표는 “주가 조작 세력으로 의심되는 사람이 연락을 취해 무상증자를 진행 후 이를 먼저 알려주면 주가를 많이 띄울 수 있다는 제안까지 받았지만, 정도 경영이 아니라 단칼에 거절했다”고 말했다. 증시에선 ‘실적이 깡패’이기 때문에 오직 경영 성과로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 한 것이다. 최 대표는 모범납세자, 경기도 여성고용우수기업, 청년 친화 강소기업 선정서 등을 받은 이력이 있다.

총 주식 수는 1383만6146주로 최 대표(지분 20.32%) 외 특수관계인 3인이 지분 32.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근하 고문 9.5%, 자사주 1.37%, 외국인 3.36%로 유통 물량은 사실상 50%를 조금 넘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199억원, 유형자산 387억원이 있다. 부채비율 43.44%, 자본유보율 841.65%로 재무 상태는 우량하다. 시가총액이 417억원인데 보유 현금이 절반인 것이다.

다만 베트남 2공장·방글라데시 2공장 증설로 일시적으로 투자금이 늘어날 수 있다. 또 화장품, 로봇 등 신사업 진행으로 초기 사업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를 지적하자 “주주배정 유상증자는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창업 후 1년은 돈벌이가 쉽지 않아 무보수로 일했고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하늘길을 밥 먹듯 다녔다. 다만 돈이 없어 저가 티켓, 저가 숙소만 찾아다녔다. 한 번은 저가 숙소에서 잠을 청하는데 강도가 들어와 목에 칼을 대고 생명을 위협했지만 돈이 없어 조용히 사라졌다고 한다. 특히 “바이어를 만나기 위해 오늘 갔는데 못 만나면 다음날, 또 다음날까지 계속 기다리다가 만남이 성사되면 합성피혁을 소개했고 이후 신뢰를 쌓아 고객사를 확대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강도, 소매치기 등 해외여행에서 힘든 일도 수두룩했다고 한다.

청춘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요즘엔 무엇이든 빨리빨리 결과물을 내려는 성향이 강한데, 정확한 자기 속도와 방향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남들과 비교하면 불행 시작이다”며 “자신의 소신과 판단을 가지고 흔들림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살아보니까 중요한 건 체력이다”며 “오전 5시30분에 기상해 수영을 하고 해외 공장 업무 결재를 해야 해서 오후 11시30분 이후에 잠드는데 본인 스스로 몸을 지키는 게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해외 출장이 잦은 그는 항공사 250만 마일리지가 쌓여있다.

독립리서치를 운영하는 이재모 아리스 대표는 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공격 영업을 해 타 경쟁사보다 수익성이 높고, 최근 비건 대나무·선인장·귤껍질 등 부산물을 활용한 식물성 가죽 제조 능력까지 키워 친환경 피혁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올해 매출 1400억원, 영업이익 140억원이 전망되는데 수익성이 우상향 중이다”며 “저평가 상태 구간에 있어 목표주가는 6000원으로 제시한다”고 했다. 현 주가 대비 99% 상승 여력이 있는 것이다.

또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주식시장 참여자 눈높이에서는 오래된 전통사업자로 묶여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데 화장품 바디케어·휴머노이드 로봇·2차전지 배터리 소재 등 다양한 신사업 구상이 성과를 내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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